은둔형 외톨이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개념도 애매하고 원인도 불분명하며 검증된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현재 여러 가지 연구가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중이니 앞으로 몇 년 후엔 좀더 확실해지리라 생각된다.
은둔형 외톨이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도 마찬가지이다.
은둔형 외톨이는 “친구가 하나 혹은 없거나 사회적인 참여를 못하는 경우”(이시형, 여인중)이고 히키코모리는 ‘6개월 이상 집밖에 나가지 않고 가족이외의 사람과 친밀한 관계가 없는 경우’(사이토 타마키)이다.
둘의 개념은 거의 유사하다. 단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대인관계의 문제를 중요시 하였다.
용어에서도 히키코모리란 틀어박힘이란 뜻이다. 물론 방안에 틀어박힘으로 대인관계가 없어지는 결과를 갖게 된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은둔형 외톨이나 히키코모리나 공통적인 핵심문제는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이다. 일본의 학자들도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란 용어가 일본의 히키코모리 용어보다 이들의 핵심문제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더 낫다고 한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개인화 개별화되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혼자 지내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사람들을 과거처럼 문제시 되어지지 않는다. 즉 혼자 지낸다고 다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다. 괴로움의 유무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과거 사이토 타마키도 오타쿠와 히키코모리의 구별점은 괴로움이 있으면 히키코모리이고 괴로움이 없으면 오타쿠라고 설명한바 있다. 그래서 게임, 인터넷 중독이 은둔형 외톨이와 구별되어 지는 것이다.
최근엔 NEET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NEET는 영국의 젊은이들이 사회복지 제도에 연금으로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므로 굳이 취직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처 수상의 긴축정책으로 연금이 없어지면서 이들이 큰 사회문제가 되었다. 연금만으로 살다 일자리가 필요하게 되었으나 교육과 직업교육을 받지 않아 실업자가 되어 버린것이다. NEET의 개념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히키코모리가 NEET의 개념에 흡수되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도 부등교로 시작되어 집안에 틀어박힘으로 교육과 직업교육을 받지 못했고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실업자에 커다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은둔형 외톨이도 커다란 의미로 봐서는 NEET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의욕이 없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 해도 이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일할 의욕부터 생기게 한뒤 일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은둔형 외톨이를 설명하는 용어는 그 시대의 문제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이들이 장년이 되고 노년이 되면 또 다른 용어로 정의 되어지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원인의 경우 2002년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를 세계 정신의학회에 발표(이시형, 여인중)하기 전까진 일본 특유의 사회적, 문화적 원인에 의한 사회적 현상으로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 히키코모리는 일본에만 존재하는 사회적인 현상이고 다른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의 통념이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이후 탈아시아를 주창하며 서구화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극도의 개인주의가 만연하였다. 하지만 남을 배려하는 동양적인 유전자는 유지되어 왔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혼네, 다테마이 같은 일본의 특유의 이중성으로 나타났다. 히키코모리는 이러한 혼란에서 생겨난 부산물일 수도 있다.
일본에는 전쟁후 태어난 단혼세대라는 말이 있다. 히키코모리는 단혼세대의 2세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하여 일본의 단혼세대 아버지들이 히키코모리의 원인이라고 지탄을 받기도 하였다. 지금의 아베신조 일본 수상도 단혼세대이다.
단혼세대에는 약한 단혼세대와 강력한 단혼세대로 구분되어진다. 약한 단혼세대는 전후 일본 경제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일해온 세대이다. 이들이 일을 하느라 자식들에게 무심하게 되어 히키코모리가 되었다고 한다. 강력한 단혼세대는 1960년도 동경대를 중심으로 일어난 전공투 운동의 멤버들이다.
이들은 교육은 국가가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그들의 자식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하기도 하였다. 자유주의 사상이 만연하여 학교를 안다니는 것도 혼자 지내는 것도 인간의 권리로 생각하여 히키코모리에 대해 허용적이었다. 그래서 단혼세대의 2세들에게서 히키코모리의 현상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사회적 문화적인 원인을 생각하면 수도 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정신병리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세계의 히키코모리 증상을 갖는 사람들을 찾고 있고 생물학적인 연구도 여러 대학에서 진행중이다. 과거의 현상에서 병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되면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의 원인도 명확해질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의 핵심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이다. 현대의 젊은이들을 두부류로 나누자면 과잉 커뮤니케이션 세대와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못하는 세대로 나누어 질 수 있다. 모바일 폰 중독이나 컴퓨터 중독은 과잉 커뮤니케이션 세대로 볼 수 있다. 하루종일 문자 메시지를 날리고 답장이 없으면 불안해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중독 수준이다. 은둔형 외톨이는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못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가까운 가족과도 커뮤니케이션이 힘들다. 그래서 은둔형 외톨이의 가장 핵심적인 치료 요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향상이다.
우리도 은둔형 외톨이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를 함께 모아 치료를 해 왔고 이 방법은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어 왔다. 은둔형 외톨이를 구하려면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이들은 너무나 마음이 여려 사회에서 상처 받고 틀어박힌 사람들이다. 주변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면 사회에 복귀하여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있어도 이들을 구해내기는 쉽지 않다. 일본도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여 구출 시스템을 만들고 있으나 그다지 성공적이지가 못하다.
은둔형 외톨이는 초기 개입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구해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주변에 은둔형 외톨이가 있으면 마음으로 다가가 이야기 하고 설득하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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