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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0년대까지 보통사람들은 지능이라는 용어를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정신 능력을 설명하는데 사용했다. 그만큼 ‘지적인’, ‘현명한’, ‘영리한’이라는 용어는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프랑스 심리학자 비네가 IQ 개념과 연관된 최초의 지능검사를 개발하면서 지능은 단일하고 유전적인 영향을 받으며 간단하게 측정 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다수의 지능을 지니고 있고 이러한 지능은 개별적인 측정에 의해 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이 나타난다.
  가드너(Gardner)는 과거의 여러 지능연구들이 모두 일차원적 관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인간의 지적 능력을 제대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보다 다원적 측면에서 지능을 파악하여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론을 주창한다. 다중지능이론은 교육학계와 심리학계에서 많은 이론적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다양한 개인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한 개별적 교육을 위한 방법으로 각광을 받으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 지능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중지능이론은 전통적인 지능 개념을 복수화한다. 지능은 우선 인간 생물학과 인간 심리학에서 기원하는 특정 종류의 정보를 처리하는 계산 능력으로 인간은 쥐, 새, 컴퓨터와는 다른 종류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능은 특정 문화권이나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뜻하기도 한다.
  문제해결기술은 개인이 그 목표를 적절한 경로에 배치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상황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문화적 결과물을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은 자신의 결론, 신념, 느낌을 표현하거나 지식을 획득하고 전승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에서부터 체스에서 상대의 수를 읽는 것, 퀼트를 고치는 것에 이르기까지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다양하다. 결과물은 과학적인 이론에서부터 음악작품과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중지능이론은 문제해결기술과 같은 보편적인 기술의 생물학적 기원이라는 관점에서 수립된 것이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생물학적 특징도 해당 영역의 문화적 환경과 관계된다.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8가지 지능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다. 이 8가지 지능이 매우 복잡한 방식의 조합을 이루어 한 이간을 구성하는데 8가지 지능은 항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하고 있다.

  (1) 음악지능(Musical Intelligence) : 음과 박자를 쉽게 느끼고 창조하는 능력(음악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모짜르트, 조수미, 서태지 등)
  비록 음악적 기술이 수학과 같은 지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음악지능을 하나의 지능으로 지지하는 증거는 다양하다. 음악적인 기술은 자연적인 언어만큼 뇌 속에 분명하게 위치하고 있지는 않지만 뇌의 우반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뇌 손상으로 음악 능력의 선택적인 상실이 일어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2) 신체운동지능(Bodily-Kinesthetic Intelligence) : 춤, 운동, 연기 등을 쉽게 익히고 창조하는 능력(신체운동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나폴레옹, 타이거 우즈, 박지성 등)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었을 경우 신체의 복합적인 움직임, 무의식적인 반사작용과 같은 것들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를 ‘운동불능증’이라고 하고 이러한 운동불능증은 신체운동지능의 증거가 된다. ‘문제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신체운동을 인식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확실히 마임을 하거나 테니스 공을 치는 것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다르다. 그러나 신체로 정서를 표현하고(무용), 게임을 하고(스포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발명)은 인지적인 신체 사용의 증거이다.

  (3) 논리수학지능(Logical-Mathematical Intelligence) : 숫자나 규칙, 명제 등을 잘 익히고 만들어 내는 능력(논리수학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안철수 등)
  논리수학지능의 특성은 문제해결과정이 빠르고 비언어적이라는 것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언어로 분명하게 표현되기 전에도 도출될 수 있다. 논리수학지능은 경험적 준거에 의해 입증되는데 특정 뇌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수학적 계산에서 탁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두측두엽의 언어 영역은 논리적 연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두정엽의 시공간 영역은 수의 계산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언어지능(Linguistic Intelligence) : 말재주와 글솜씨로 세상을 이해하고 만드는 능력(언어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줄리어스 시저, 셰익스피어 등)
  논리수학지능과 함께 언어지능을 하나의 지능으로 분류하는 것은 전통적인 심리학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브로카 영역이라 불리는 뇌의 특정 영역은 문법적인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5)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 : 도형, 그림, 지도, 입체 등을 구상하고 창조하는 능력(공간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피가소, 가우디, 월트 디즈니 등)
  항해를 위해 지도를 사용하려면 공간적인 문제해결능력이 요구되고 공간적인 문제해결능력은 다른 각도에서 대상을 시각화하고, 체스 놀이를 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또한 미술에도 이용된다. 두뇌 연구 결과 좌측 대뇌피질의 중간 영역이 진화를 통해 오른손잡이의 언어 처리과정을 담당하게 된 것처럼 우측 대뇌피질의 뒤쪽 영역이 공간 문제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위치를 찾거나 얼굴 또는 장면을 인지하거나 세부를 식별하는 능력이 손상된다.

  (6) 인간친화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 : 대인관계를 잘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능력(인간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링컨, 처칠, 간디 등)
  인간친화지능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에 주목하는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기분, 기질, 동기, 의도의 차이를 간파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지능 덕분에 다른 사람이 숨기고 있는 의도와 욕구를 읽을 수 있으며 이는 종교지도자, 정치인, 판매원, 마케터, 교사, 치료사, 부모에게서 매우 정교한 형태로 나타난다.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이야기는 인간친화지능이 언어와는 별관계가 없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두뇌 연구 결과 전두엽이 대인관계와 관련되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 영역이 손상되면 다른 문제해결능력은 손상되지 않는 반면, 심각한 인성 변화가 초래된다. 인간친화지능은 애착과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영향요인이다.

  (7) 자기성찰지능(Intrapersonal Intelligence) : 자신의 심리와 정서를 파악하고 표출하는 능력(자기성찰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프로이드, 성철 스님 등)
  자기성찰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모형을 가지고 있다. 이 지능은 모든 지능 중 가장 사적이기 때문에 관찰자가 이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언어, 음악 등 보다 표현적인 지능의 형태를 띠고 드러나야 한다. 예를 들어, 언어지능은 자기성찰지능을 관찰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자기성찰지능과 관련하여 전두엽은 인성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8) 자연친화지능(Naturalist Intelligence) : 환경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능력(자연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의 예-파브르, 찰스 다윈, 허준 등).
  자연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생태학적인 분야에서 식물, 동물, 산, 구름의 형상을 민감하게 구별한다. 이러한 능력은 오로지 시각적인 것만이 아니다. 새나 고래의 울음소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청각적인 인식이 수반된다. 연구결과 뇌가 손상된 사람 중에는 무생물 대상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일 수는 있지만 생명체를 확인하는 능력은 상실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을 인식하고 생명체에 이름을 붙일 수는 있지만 인위적인 대상은 식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2. 다중지능과 직업세계
  다양한 지능이 분류되면 지능과 직업의 일반적인 대응관계를 가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언론인, 강연자, 교수자 등은 언어지능에 크게 의존하고, 과학자, 기술자, 금융인, 회계사 등은 논리수학지능에 크게 의존한다.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운전기사 등은 공간지능이 중요하고, 판매원, 경영자, 교사, 상담사 등은 인간친화지능에 크게 의존한다. 체육인, 건축업자, 배우 등은 신체운동지능의 영향이 매우 크고, 작곡가, 음향 효과 기술자, 광고음악 작곡가 등은 음악지능이 중요하다. 분류학자, 생태학자, 수의사 등은 자연친화지능의 발달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말해, 사회적, 진취적, 인간지향적인 직업의 경우 언어지능과 인간친화지능이 중요하고, 자료지향적이거나 사무중심적 직업의 경우 논리수학지능이 중요하며, 자연 탐구적 직업의 경우 신체운동지능이 중요하고 현실적이고 사물지향적인 직업의 경우 공간지능이 중요하며 예술적, 탐구적, 관념지향적 직업의 경우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3. 급변하는 직업의 세계에 적용되는 다중지능
  특정 지능과 직업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다중지능적인 접근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능들이 개인이나 집단 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다양한 지능이 상이한 유형으로 결합됨으로써 다양한 능력과 성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레고에 비유해서 설명해보자면, 소수의 큰 조각들을 사용하기보다는 다수의 작은 조각들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훨씬 더 복잡한 플라스틱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작은 조각들을 배열할 때에는 훨씬 많은 선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중지능은 사고 방법이나 행동 방법에 관해 보다 더 많은 선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업무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요구되는 지능의 프로파일도 변화한다. 사무직의 경우 언어지능이 중요하고 시각적 업무의 경우 공간지능이 중요하다. 전자 관련 직업의 경우 처음에는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등의 통합 요구가 거셌지만 이제는 인간친화지능도 필요하게 되었다. 한편 소프트웨어 공학과 관련된 기술이 컴파일러에 의해 수행되면서 사람들에게는 구상, 제휴 구축, 기회 포착, 의사소통, 정교화된 패턴 인식 등과 같은 소위 ‘소프트 기술’만 남겨지게 되었다.

4. 다중지능들 사이의 상호작용
  각각의 지능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식들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그 중 세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즉 하나는 지능이 다른 지능을 중개하고 제한하는 경우, 하나는 지능이 다른 지능을 보완하는 경우, 그리고 하나의 지능이 다른 지능을 촉진하는 경우이다.

  (1) 병목 : 하나의 지능이 다른 지능의 작용을 제한하는 경우다. 보다 취약한 지능들로 인해 보다 강력한 지능들이 충분하게 발현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를 들어 언어지능이 취약한 사람은 유창하게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간친화지능의 강점이 발현되지 못할 수 있다. 혹은 인간친화지능이 취약한 사람은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조절할 수 없거나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높은 지위를 추구하기 때문에 논리수학지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병목은 다른 지능들을 압도하는 강한 지능으로부터 기인할 수도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피카소는 매우 강력한 공간지능으로 인해 숫자를 수량이 아닌 이미지로 간주했고 그 때문에 논리수학지능을 계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2를 코로 보았던 것이다.

  (2) 보상 : 보상은 하나의 지능이 또 다른 지능을 보완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강한 언어지능이나 인간친화지능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의도했던 방향을 찾을 수 있게 함으로써 공간지능을 보완할 수 있다. 혹은 강한 신체운동지능은 몸짓과 표정을 통해 개인의 의도와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낮은 언어지능을 보상하기도 한다.
  보상의 장점은 지능의 여러 상이한 조합을 통해 특정 직무가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입증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떤 사람은 연설문을 작성하는 언어적 강점을 통해 화술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극적인 동작이나 무대에서의 침착성이라는 신체 운동적 강점을 통해 화술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은 목소리나 말의 리듬에 대한 음악적 감수성, 혹은 표정 등을 통해 화술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공식에 대한 논리수학적 강점을 통해 회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반면, 어떤 사람은 공간적 강점을 통해 회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3) 촉매 : 다른 지능을 작동시키거나 그 작동 방식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매우 강력한 공간지능 덕분에 다른 물리학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개념화할 수 있었다. 이는 직업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강력한 음악지능을 통해 언어의 운율적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더욱 민감하게 언어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한 촉매적인 상호작용이 유리한 경우는 광고음악 작곡가, 시인, 강연자 등이고 불리한 경우는 언론인 등이다. 그런 민감성으로 인해 시간에 맞춰서 보도를 완료하지 못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공간지능을 가지고 언어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언어적 상징에 보다 민감할 수 있다. 이는 출판 편집자에게는 유리한 반면, 연설문 작성자게에는 불리하다. 강력한 인간친화지능으로 인하여 말이 지니는 뉘앙스에 민감성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상담사와 치료사에게 유리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촉매적인 상호작용을 인식함으로써 각각의 직업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잠재능력을 유용하게 판단할 수 있다.

5. 전체는 부분들의 총합과 같지 않다.
  개인의 잠재 능력은 지능들의 총합과 같지는 않다. 잠재 능력은 병목으로 인해 줄어들 수도 있고 보상과 촉매에 의해 늘어날 수도 있다.
  더구나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모든 지능이 높은 게 좋다고 하지만 개개인이 과제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중요하다. 지능 자체의 높고 낮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능들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역할의 경우 특정 지능이 과도하게 높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감성지능에 대한 지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인간친화지능 또는 자기성찰지능이 지나치면 경영과 리더십 등이 저해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지능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영역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Gardner, H. (2007).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 (문용린, 이경재 역). 서울:웅진 지식하우스(원전은 2006년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