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면서 살아간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타인과 의미있는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이러한 욕구는 개인의 삶을 확장시키고 성숙시키는 원동력이다. 이처럼 대인관계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관계를 더욱 더 친밀하고 기능적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인식하게 되어 자신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계의 질을 결정하고 문제나 갈등을 해결하여 적응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여러 학자들이 의사소통의 유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Satir(2004)는 의사소통에 있어 자아존중감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의사소통의 방식을 자아존중감과 관련하여 기능적 의사소통 방식과 역기능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기능적 의사소통 방식은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들이 일치하고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상대방의 메시지를 경청하며 정확하게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역기능적 의사소통 방식은 자아존중감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자기 약점이 노출되는 것을 지나치게 염려하거나 타인과의 관계가 깨질 것을 걱정하여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가 불일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능적 의사소통 유형에는 일치형이 있으며, 역기능적 의사소통 유형에는 회유형, 비난형, 초이성형, 산만형이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 유형은 서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갈등이나 긴장 속에서 상호작용 할 때는 한 가지 유형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역기능적인 의사소통의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회유형
  회유형은 자신의 가치나 감정은 무시한 채 다른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비위를 맞추려 한다. 상대방에게 동의하는 말을 하고, 그들의 뜻을 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결국 자신의 힘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다. 다른 사람과 그의 상황은 존중하지만 자신의 내면은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것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주장할 필요나 가치가 없다고 느끼고, 상대방의 견해만 중요하다고 느낀다. 이로 인해 상대방과 서로의 다른 점을 합의하여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무조건 동의하는 행동을 한다.

2. 비난형
  비난형은 회유형과 반대로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다. 비난형은 타인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유형으로, 약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타인을 괴롭히거나 비난한다. 이 유형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선적이며 명령적이고 지시적이다. 이들은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참을성이 없으며 자신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을 힘 있고 강한 사람으로 인식시키고자 노력하지만 내면에는 낮은 자아 존중감과 실패감이 자리잡고 있다.

3. 초이성형
  초이성형은 지나치게 이성적이며 객관성과 논리성의 소유자로 자신과 타인은 과소평가하고 상황만을 중시한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거부하며 어떤 감정도 내보이지 않고 매우 정확하고 냉정하며 차분하고 침착하다. 이 유형은 권위적이며 논리적이고 항상 옳아야 하기 때문에 경직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차갑고 건조하며 지루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인관계에서 외로움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4. 산만형
  초이성형과 반대로 자기와 타인, 상황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들은 긴장감을 견디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산만한 행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따라서 산만형의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화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또한 난처할 때는 농담을 하거나 딴전을 피우며 횡설수설하고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발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내면 깊은 곳에 자신의 부적절감과 무가치함이 자리잡고 있다.

  Satir는 역기능적 의사소통 유형을 극복하는 의사소통 유형으로 기능적 의사소통 방식인 ‘일치형’의 의사소통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일치형은 자신의 개성과 독특성을 인정하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지나치게 방어적이지 않으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수용하며 개방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서는 삶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이 주는 모험에 잘 도전할 수 있으며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변화에 융통성 있는 태도를 취하여 매우 개방적이다.

  사람들은 각자 의사소통 과정에서 정서를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개인이 관계를 맺는 주요한 특징이며, 이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따라서 자신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빈번하게 경험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이해한다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대해 깊이있는 통찰로 안내해 줄 것이다.



<참고문헌>
Satir, V. (2004). 사람 만들기 (성문선 역). 서울: 홍익제. (원전은 1972년 출판).